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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감정을 다스려보려고 해도 생각처럼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내 인생은 도대체 왜 이 모양일까 하는 푸념이 깊어지다가 이내 내 인생은 망했다는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하며 심각한 우울감에 휘둘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의 나래를 펼치다가 도저히 혼자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이 오면 우리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좋은 관계는 나를 높여준다

     

    관계는 때론 끔찍한 스트레스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좋은 관계 만큼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또 없다. 힘들 때 우리는 실제로 주변 사람들의 '사회적 지지'를 통해 큰 안정감을 얻는다. 여러 연구들이 가벼운 위로의 말이나 미소, 인자하게 끄덕여주는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심장박동, 혈압,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이 낮아지는 등 스트레스가 저하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주 큰 스트레스의 경우는 어떨까. 예컨대 실직처럼 생계가 달린 문제에서도 사람들의 위로가 큰 힘을 발휘하게 될까? 공장 폐업으로 실직하게 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조사가 있다. 이 조사에서는, 생계 수단을 잃게 된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에 마음을 나눌 만 한 사람이 있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고 혈압도 비교적 덜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무리 힘겨운 상황이라도 진정으로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든든한 관계는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줄 뿐 아니라 열심히 살겠다는 삶의 의지도 높여준다. 힘들 때 토닥토닥 해주는 손길들은 어떤 감염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도 한다. 여러모로 치유와 예방 효과가 만점이다.

     

     

    내가 베푼 응원이 다시 나에게로

     

    실험을 하나 살펴보자.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한 조건의 사람들은 무뚝뚝한 청중들을 대상으로 발표하게 하고, 다른 조건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여 주는 등 호의적인 청중을 대상으로 발표를 하게 한다. 

     실험 결과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스트레스 정도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 있었다. 바로 발표자가 '평소에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잘 챙기고 위했는지 여부'였다. 사람들을 평소에 잘 챙기고 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람들의 응원이 있을때는 확실히 스트레스를 덜 받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반면 평소에 다른 사람들을 비교적 잘 챙기지 않았던 사람들은 응원이 있을 때에도 응원이 없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평소에 사람들을 잘 챙긴 사람들은 응원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는 것이다. 반면 평소에 사람들을 잘 챙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응원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렇게 같은 사회적 지지라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베푼 만큼 받게 된다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러한 효과에 대한 설명으로 연구자들은 관계가 항상 '상호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는 내가 믿어주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사랑해주는 현상이 나타난다. 

     

     

    내가 문제일 수도 있다

     

    평소에 사람들을 많이 챙기고 위해주는 사람들은 그만큼 사람들로부터 진심 어린 응원을 받은 경험이 이미 많을 거라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어려울 때 사람들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안정감과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평소에 타인을 격려하고 지지해주지 않으면, 칭찬이나 응원을 받았을 때 "쟤가 나한테 왜 그러는 거지", " 그냥 하는 말이겠지" 라며 다른 사람의 호의를 잘 믿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하고 응원해본 경험이 없으면, 그걸 받는 것도 잘 못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평소에 사람들을 많이 챙기고 진심으로 위하는 편인가? 사람들이 당신에게 진심 어린 응원이나 무관심 중 어떤 것을 줄 거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진심 어린 응원이라는 게 뭔지, 그런 게 정말 가능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면, 내가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해준 적이 별로 없었던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한 적이 없다면 나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를 잘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의 응원이 별로 와 닿지 않는 경우 어쩌면 그들보다 내가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결론

     

     도와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 즉 사람들의 지지를 통해 일종의 통제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관계는 주고받음의 관계다.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지지를 보낼 때, 그만큼 우리도 힘들 때 도움받을 수 있는 든든한 지지기반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을 진심으로 대하고 응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최선의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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